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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날의 경제 교육 - 마트에서 장난감을 사달라고 한 날

by 저금통맘 2025. 9. 9.

오늘은 저의 일화를 이야기 해 드리려 합니다.

 

지난 주말, 아이와 함께 대형 마트에 장을 보러 갔습니다.

장보는 길은 언제나 즐겁지만 그날은 조금 달랐습니다.

마트 입구를 지나 장난감 코너에 들어서자 아이의 눈이 반짝이더니 갑자기 한 장난감을 손에 들고 말했습니다.

 

“엄마, 이거 너무 갖고 싶어요. 지금 바로 사주세요.”

 

아이의 눈빛은 간절했고, 주변 사람들의 시선도 느껴졌습니다.

순간 마음이 흔들렸지만, 저는 그날을 아이에게 돈의 가치를 알려주는 중요한 교육의 시간으로 삼기로 했습니다.


즉각적인 거절 대신 대화로 시작하기 대부분의 부모들은 이런 상황에서 반사적으로 "안 돼"라는 말을 하게 됩니다.

하지만 저는 아이의 마음을 먼저 이해해주고 차분히 대화로 이끌어 보았습니다.

 

“엄마도 네가 이 장난감을 얼마나 갖고 싶은지 잘 알아. 그런데 우리가 조금만 더 생각해 보면 어떨까?”

 

아이는 처음에는 실망한 듯했지만 울음을 터뜨리지는 않았습니다.

저는 아이의 손을 잡고 근처 카페에 앉아 그 장난감이 정말로 필요한지 함께 이야기했습니다.

 

“이 장난감이 없으면 네가 어떤 기분이 들까?” “우리 집에 이미 있는 장난감 중에서 이 장난감과 비슷한 역할을 하는 게 있지 않을까?”

“그리고 다음 달 네 생일이 다가오는데, 그때 더 멋진 걸 사면 어떨까?”

 

아이는 잠시 생각하더니 조용히 고개를 끄덕였습니다.

마음을 다독이며 충분히 대화했더니 울음으로 표현하던 감정이 서서히 사라졌습니다.

 

이 과정을 통해 아이가 원하는 것을 스스로 설명하고 판단하는 첫 걸음을 내딛게 된 것입니다.


 

필요와 욕구를 구분하는 실전 훈련 집에 돌아온 후, 저는 종이와 펜을 꺼내 두 개의 칸을 그렸습니다.

한쪽에는 꼭 필요한 것, 다른 한쪽에는 있으면 좋은 것을 적게 했습니다.

아이는 학용품, 간식 등 없어서는 안 될 것들을 필요한 칸에 적었고 장난감, 게임 아이템 등 꼭 필요하지 않은 것들을 있으면 좋은 칸에 적었습니다.

목록을 완성한 뒤 아이는 잠시 고민하더니 말했습니다.

 

“엄마, 이 장난감은 없어도 살 수 있는 거였네요.

 

저는 그 순간 뿌듯했습니다.

단순히 장난감을 사지 말라고 가르친 것이 아니라 아이가 스스로 판단하고 선택하게 했기 때문입니다.

이 경험은 아이에게 돈은 한정되어 있고, 모든 것을 다 가질 수 없기 때문에 우선순위를 정해야 한다는 것을 자연스럽게 가르쳐 주었습니다.

 

필요와 욕구를 구분하는 훈련은 단기적인 교육이 아니라 평생 이어질 소비 습관의 기초가 됩니다.

이후로도 아이가 무언가를 사고 싶어할 때마다 이 방법을 반복하면서 스스로 생각하고 결정하는 힘을 키워주고 있습니다.


 

그날의 사건을 단순히 마무리하지 않고 아이의 경제 습관으로 연결하기 위해 작은 실천을 시작했습니다.

저와 아이는 함께 약속했습니다.

장난감을 바로 사는 대신, 앞으로 4주 동안 용돈의 일부를 조금씩 모아 사기로 한 것입니다.

목표 금액을 적은 종이를 저금통 옆에 붙이고 매주 얼마나 모았는지 기록하게 했습니다.

첫 주가 끝나자 아이는 저금통을 열며 말했습니다.

 

“엄마, 이제 목표 금액의 4분의 1을 모았어요.”

 

아이의 얼굴에는 자신감과 뿌듯함이 가득했습니다.

이 경험을 통해 아이는 두 가지 중요한 교훈을 배웠습니다.

 

첫째, 내가 원하는 것을 얻기 위해 기다리고 계획하는 법

둘째, 목표를 향해 조금씩 노력하며 쌓아가는 성취의 즐거움 아이의 변화는 빠르게 나타났습니다.

 

예전에는 마트에서 갖고 싶은 물건을 발견하면 바로 떼를 썼지만 이제는 먼저 목표를 세우고 그에 맞춰 돈을 모으기 시작했습니다. 저 역시 아이가 성장하는 모습을 보며 돈 교육이 단순히 돈을 모으는 법을 가르치는 것이 아니라 마음을 키우는 과정이라는 것을 다시 한번 느꼈습니다.


 

 

 

그날 마트에서 울음을 참으며 시작된 작은 교육은 아이의 평생 돈 습관을 만드는 첫 단추가 되었습니다.

이제 아이는 저금통에 동전을 넣으며 말합니다.

 

“엄마, 조금만 더 모으면 내가 진짜 원하는 걸 살 수 있어요.”

 

저 역시 그 모습을 보며 생각했습니다.

돈 교육은 단순히 아이를 가르치는 과정이 아니라 저 또한 배우고 성장하는 과정이라는 것을 말입니다.

아이와 함께 소비와 기다림을 경험하며 저 스스로도 욕구와 필요를 구분하고 조금 더 현명하게 선택하는 법을 배워가고 있습니다.

 

이 글을 쓰며, 아이의 성장은 곧 부모의 성장이기도 하다는 사실을 느낍니다. 아이에게 경제 교육을 해주는 엄마이자, 아이 덕분에 삶의 중요한 가치를 다시 배우고 있는 엄마로서 오늘도 아이와 함께 조금씩 성장해 나갑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