돈의 조건 – 돌멩이를 돈으로 하자?!
어느날 놀이터에서 앉아 친구랑 소꿉놀이를 하던 아이를 보게 되었어요. 친구와 마트 놀이를 하고 있더라고요. 물건을 파는 상점주인, 물건을 사는 손님 이렇게 이뤄진 소꿉놀이였어요. 그런데 아이들이 주변에 있던 돌들을 모아 돈대신 사용하며 물물교환을 하고 있었습니다.
우리는 흔히 ‘돈’이라고 하면 동전이나 지폐, 그리고 요즘에는 카드나 휴대폰 속의 간편결제를 떠올립니다.
하지만 생각해 보면 아주 오래전, 세상에는 지금처럼 깔끔하게 만들어진 돈이 없었습니다.
그렇다면 예전 사람들은 어떻게 서로 물건을 사고팔았을까요? 그리고 돌멩이처럼 평범한 물건도 돈이 될 수 있을까요?
오늘은 아이들에게도 흥미롭게 설명할 수 있는 돈의 조건에 대해 이야기해 보겠습니다.
돈의 시작은 '교환'에서 나왔어요
아주 오래전에는 지금처럼 돈이 없었기 때문에 사람들은 필요한 것을 물건과 물건으로 직접 바꾸는 교환을 했습니다.
예를 들어 농부는 쌀을 주고, 어부는 물고기를 주며 서로 필요한 것을 나눴습니다.
하지만 이런 교환에는 큰 불편함이 있었습니다.
쌀을 가진 사람이 물고기가 필요하다고 해도 물고기를 가진 사람이 꼭 쌀을 필요로 하는 건 아니었기 때문입니다.
서로 원하는 것이 맞아야만 교환이 가능했죠.
이런 불편함을 해결하기 위해 돈이라는 도구가 등장하게 되었습니다.
돈은 물건과 물건 사이에서 중간다리 역할을 합니다.
쌀을 가진 농부는 돈을 받고 물고기를 사고, 어부도 돈을 받아 쌀을 살 수 있게 된 것입니다.
이 과정에서 돈은 물건을 사고파는 사람들을 이어주는 공통의 약속이 되었습니다.
돌멩이도 돈이 될 수 있을까?
그렇다면 모든 것이 돈이 될 수 있을까요?
사실 예전에는 돌멩이, 소금, 조개껍질처럼 지금 우리에게 평범하게 보이는 것들이 돈으로 쓰이기도 했습니다.
그 이유는 그 물건이 사람들 사이에서 공통의 가치를 인정받았기 때문입니다.
예를 들어 옛날에는 소금이 귀해서 소금이 곧 돈이었습니다.
소금 한 줌으로 옷을 사거나 음식을 살 수 있었죠.
또 어떤 섬에서는 커다란 돌을 깎아 만든 ‘돌돈’을 사용하기도 했습니다.
이 돌은 너무 무거워서 옮기지도 못했지만 마을 사람들 모두가 그 돌의 주인이 누구인지 알고 있었기 때문에 실제로 움직이지 않아도 거래가 이루어졌습니다.
하지만 아무 물건이나 돈이 될 수 있는 것은 아닙니다.
돈이 되기 위해서는 꼭 갖추어야 할 조건이 있습니다.
바로 이 조건이 오늘 이야기의 핵심입니다.
좋은 돈이 갖추어야 할 다섯 가지 조건
돈이 제 역할을 하려면 몇 가지 중요한 조건을 충족해야 합니다.
이 조건을 통해 우리는 왜 지금 동전과 지폐가 쓰이고 있는지, 그리고 앞으로 어떤 돈이 등장할지도 이해할 수 있습니다.
첫째, 누구나 인정할 수 있어야 합니다.
돈은 많은 사람들이 그 가치를 믿어야 합니다.
아무리 예쁘고 멋진 돌이라도 사람들이 그것을 돈이라고 인정하지 않으면 아무 의미가 없습니다.
모두가 동의하고 사용할 수 있어야 진짜 돈이 됩니다.
둘째, 휴대하기 쉬워야 합니다. 아무리 값어치가 있어도 들고 다니기 힘들다면 돈으로 쓰기 어렵습니다.
커다란 돌로 만든 돈은 재미있는 이야기지만 실제로 사용하기에는 너무 불편했기 때문에 지금은 작고 가벼운 지폐와 동전, 그리고 전자화폐가 사용되고 있습니다.
셋째, 나눌 수 있어야 합니다. 돈은 필요에 따라 작게 나눌 수 있어야 합니다.
만약 돈이 커다란 덩어리처럼 나누기 힘들다면 사람들이 물건을 사고팔 때 정확한 계산을 하기 어렵습니다.
예를 들어 한 마리의 소가 돈이라면 빵 한 개를 사기 위해 소 한 마리를 내줄 수는 없겠죠.
넷째, 오래 보관할 수 있어야 합니다.
소금처럼 습기에 약하거나 쉽게 썩는 것은 돈으로 적합하지 않습니다.
돈은 시간이 지나도 가치가 유지되어야 합니다.
그래서 종이돈은 쉽게 찢어지지 않도록 단단한 재질로 만들어지고 동전은 녹슬지 않는 금속으로 제작됩니다.
다섯째, 가치를 유지해야 합니다. 돈은 시간과 상황이 변해도 가치가 크게 흔들리지 않아야 합니다.
만약 돈의 가치가 하루아침에 반으로 떨어진다면 사람들은 그 돈을 믿지 않게 되고, 거래가 마비됩니다.
이 때문에 나라와 은행은 돈의 가치를 안정적으로 유지하기 위해 많은 노력을 합니다.
돈은 단순히 물건을 사고파는 도구가 아닙니다. 사람들이 서로 믿고 인정하는 사회적 약속입니다. 돌멩이든 소금이든, 심지어 눈에 보이지 않는 전자화폐라도 많은 사람들이 믿고 사용한다면 그것이 바로 돈이 됩니다.
하지만 그 돈이 진짜 돈으로 쓰이기 위해서는 편리하고, 안전하며, 오랫동안 가치를 유지할 수 있어야 합니다.
아이들과 함께 오늘 이야기를 나누며 “우리 집에서 돈처럼 사용할 수 있는 게 뭐가 있을까?” 라는 질문을 던져보세요.
놀이 속에서 아이는 돈의 개념을 더 쉽게 이해하게 되고 세상을 바라보는 눈도 한층 넓어질 것입니다.